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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Germany

포스트 코로나, 2년 만의 대면 수업

by kimargarita 2022. 4. 30.

독일은 이제 거의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었다.

대중교통을 제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또한 해제되었다.

2020년 2월 겨울학기 시험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던 대면 수업이 정확히 2년 만에 재개되었다.

이미 내 동기들은 대부분이 졸업을 했거나 현재 논문 쓰는 중이라 수업을 듣는 애들은 많지 않을 터라 수업을 함께 들을 친구는 없지만 북적북적 아주 신나 있는 저 많은 학생들 사이에 있다 보니 나도 괜히 들뜨고 설렌다. 신입생처럼 옆자리 앉은 친구와 대화도 해보고, 역시나 들뜬 교수님의 시답잖은 농담에도 다들 빵빵 터진다ㅋㅋㅋㅋ.

작년에 들었던 모의유엔 동아리 소셜 이벤트에도 나가봤다.

참석하기 까지는 꽤나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여태 줌 세션으로 진행됐기에 다른 애들을 실제로 만난 건 딱 한 번 정도였고, 심지어 지난 학기에 한국에 있으면서 세션 참여도 안 했기 때문에 좀 뻘쭘할 것 같았다. 근데 뭐 별거 있나 싶어서 그냥 가봤더니, 처음에만 좀 어색했지 그래도 다들 한 번 본 얼굴들이 와서 반가웠다.

대화 주제나 영어실력들이 수준급이다. 어떤 건 반 도 못 알아듣는 것도 있었다.

다시 한번 놀라고 또 한 번 나를 반성하게 된다. 학교엔 이렇게나 똑똑한 애들이 많다.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학교에서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을 텐데 학교 친구가 많이 없는 게 아쉽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과 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이 이제야 조금 무슨 뜻이었는지 알 것도 같다. 이렇게 계속 나를 자극해 주는 모임에라도 많이 나가야겠다 다짐하면서도 또 그에 상응하는 노력은 하기 귀찮고, 한 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2년 동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고 거의 똑같은 소규모의 친구들만 만나와서 그런지, 어딘가에 갇힌 느낌이 든다. 스스로의 시선에 나를 가둔 것 같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을 때 자꾸 남들 몰래 하고 싶어진다. 아무래도 나이를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다. 아직도 나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새로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자꾸만 이 안에 갇혀서 시작조차 못하게 된다. 무슨 느낌이냐면 아예 새로운 도시에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새로운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기분이다.

나를 꾹꾹 눌러놨던 지나간 연애 때문인지 코로나 때문인지, 이제 나를 더 표현하고 내 안의 에너지를 다 쏟아내 탈탈 털고 싶다!

훨훨 후련해지고 싶다. 용기를 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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